행복 만들기/마음 머무는 자리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니었음을~

廷旼정민 2017. 12. 27. 14:21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 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얼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다음에 만나자(2017년 12월 엄마가)

 

 

 

 

오늘 아침 접한 기사로

빛고을에 사시다 떠나신 70대 노모의 유서입니다.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니었음을...

 

제가 알고 있는 어느 누구의 엄마는

50에 홀로 되어 58세에 며느리 들어온 후

며느리 손에 점심에도 새로 지은 밥 드시면서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경제활동 전무하셨던 올해 97세인 어르신이 아닌 노인으로

 

하느님 음성을 들었다 시면서

'나를 믿는 자가 무엇이 걱정이냐.. 먹을 것 입을 것을 왜 걱정하느냐..'

그래

40여년을 모신 73세 맏아들에게

"니들이 나한테 해준게 뭣이 있냐.. 십팔놈의 새끼야.. 벼락이나 맞아 죽어라.. 기집서방이 **밖에 몰라 맨날 붙어 쳐먹는다."

자신은 한글도 모르는 일자무식이면서 65세 맏며느리에게

"갯가년이라 무식하기만 해..."

라며 집안을 시끄럽게 하니 도저히 견딜 수 없다하여 둘째아들이 모셔갔다.

 

일찍 홀로서기로 가족 곁을 떠나 자수성가한 69세 둘째아들에겐

"내가 너를 낳아 쎄빠지게 키웠는데 내가 엄만데 너는 내 아들이 아니냐.. " 며 방바닥을 치고 소리소리 지르고

"드런 년.. 지 서방밖에 모르고 **밖에 모르는 년놈.."

결국 1여년을 계시다 막내아들이 모셔갔다.

 

막내며느리는 가타부타 말없이 내버려두니 노인네 얼굴에는 화색이 도는 만면

남편에게도 속마음 드러내지 않고 참아내는 막내며느리 얼굴이 두어 달 만에 잿빛으로 변해간다.

 

노인네 온갖 뒷수발을 들던 65세 셋째아들..

 

화합할 줄 몰라 시설에 모셔도 적응할 성품이 아님을 알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전해 듣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나와는 25년 전에 끊어낸 악연을 뒤로하고

사람이 되어야 죽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 하나로

나 홀로 머무는 빛고을 예가 안방을 내어줬다.

 

'세살 어린아이에게도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고, 여든 노인도 가르칠 것이 있으면 가르친다.'

 

평소의 소신으로

반듯한 내 엄마가 삶의 기준이 된 나는

가만 내버려두니 가관이라

더는 두 눈 뜨고 봐줄 수 없고

내 집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내 방식대로 하나하나 잡아나갔다.

 

당신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니

모셔다 놓고 서울 살이로 함께 살지 않는 셋째아들에게

"문둥이 자슥.. 참말로 내한테 이럴 줄 몰랐네" 가슴팍을 치며 발버둥을 치고 방바닥을 쳐 가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내가 그릇된 행동 시정하시라 말씀드리면

"니가 나 밥좀 멕여 준다고 이러냐,, 드럽고 치사해서 안 묵는다."

한 끼니도 굶지 못할 정도로 식탐이 많은지라 그래놓고는 바로

"밥 좀 주라.."

5개월을 꼼짝도 못하고 반복되는 의미없는 나날 속에

주어진 일이 아니고 선택한 삶이기에

'언젠가는 끝나겠지.' ..로 위안삼고 있습니다.

 

그 몸 빌려 이 세상에 왔다는 그 사실 하나로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셋째아들 몫까지 빼돌려 딸에게 몰아주는 세상에 다시 없을 몰염치한 노인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말 다 쏟아내 정작 자신은 아무런 지병도 없이 살면서

자식들은 온갖 지병으로 버거운 삶을 살아내면서도

어미라고 시설에 보내지도 않으니

더는 오갈 곳 없어

 

10년 며느리 도리 끝내고

사람이랄 수가 없어

더는 당신의 며느리 하지 않겠노라 25년 전 약연 고리 끊어내고

남이 된

내 집 안방 차지하고도

고마움도 미안함도 모르고 기고만장이다.

 

평생 지은 구업이 너무 많아

죽어야할 때 죽지도 못하니

먹고 싸고 자는 것 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이

지옥살이다.

.

.

.

 

엄마라 불리는 두 여인..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14줄 속에 어미 마음 고스란히 남기신 엄마~!!!

그 엄마 몸 빌려 이 세상에 와

엄마라 부르며 고운사랑 나누신

가족 분들은 참 다복하십니다.

 

엄마~!!!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