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자식 사랑.
오래 전 엄마 되어 아가를 품에 안았을 때
제 엄마께서
"니 새끼 니 집에서 너나 예쁘단다."
아이를 키우면서 잠시도 놓지 않았던 말씀입니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지인이 딸애의 전화를 받는데..
"오~ 우리 예쁜 공주.. 엄마야.." 그러기에
"그럼 **는 왕비고 남편은 임금이시네요? 사시는 곳은 대궐이고?"
듣는 무수리과 아낙 거북하다 하니 지혜로운 이 바로 시정하더군요.
자기 집에서야 무어라 한들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남들에게도 왕자, 공주 예우를 해 달라는
고슴도치 자식 사랑이 문제지요.
고슴도치가 지 새끼 털은 밍크털로 여긴다지만..
~.~
아홉 살 아들이 엄마를 112에 신고하고
열일곱 살 딸이 아빠를 112에 신고하는 걸 보면
왕자와 공주로 받들어 키워 놓으니
부모 알기를 유모, 머슴쯤으로 아는 가 봅니다.
대접을 해 주면 취급을 당함은
가족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건만
딸 바보, 아들 바보로 모자라
손자, 손녀 바보까지 자처하고 있는
우리 세대를 보노라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어떤 아이가 엄마에게 다음과 같은 청구서를 내밀었답니다.
엄마 설거지 도운 거 1000원
마트 심부름 다녀온 거 500원
아빠 구두 닦은 거 1000원
아빠 세차 도운 거 2000원
합계 4500원
그러자 엄마는 다음 메모지를 아이에게 주었다 네요.
10년 동안 밥 해준 거 공짜
10년 동안 빨래 해준 거 공짜
유치원, 학교 보내준 거 공짜
합계 0원
아마도 아이는 당연하다 생각할 것입니다.
부모의 도리를 내세우며..
어려서부터 자식의 도리를 가르치지 않고
무조건 다 해 줄게.. 뭐든 다 해 줄 테니 말만 해..라며
사랑이든 물질이든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으로 키웠으니
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 아닌 사람으로
어버이 날, 부모님 생신과 병환에 노후, 집안 대소사인
자식의 기본 도리조차 나 몰라라 하며
염낭거미 새끼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달라고, 내놓으라 하는 것이지요.
원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반드시 필요한 결핍 교육이 어려서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네 발로 기어 다니다 두 발로 서는 순간부터..
자식 농사 잘 지어야 본전~?
무조건적인 희생일랑 그만하고
적당한 선에서 정도껏 하면 좋겠다.. 싶어요.